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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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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다. 설날 연휴도 끝나고 오늘이 1월 마지막 날이 구나. 달력 보니까 다음 주 가 봄이 오는 입춘이더라. 아빠는 시간이 빨리 가는 것 같은데 너는 거기서 많이 지루하지? 효광원, 대산학교에 있었던 시간이 벌써 3개월이 다 되어 가더라. 잘 참고 잘 지내야 한다. 검찰에서 자동차 손해 배상보장법 위반 관련해서 소년보호 사건 송치되었다고 우편 왔는데 너는 거기서 선생님한테 들은 거 없나? 보완수사요구 없어 다행이긴 한데 벌금 내고 끝났으면 좋겠네~~ 아빠는 서울 병원 가서 눈 검사해봤는데 이상 없다고 하네. 시력이 왼쪽은 1.0, 오른쪽은 0.8 정도 보이더라. 중학교 때 저 시력이 나왔는데 30년 만에 돌아왔다. 초반에는 렌즈 삽입 잘 되었는지 주기적으로 Check 하러 서울에 가야 하는데 하루 왔다 갔다 8시간 정도 소요되니까 진료 보러 가는 게 쉽지 않네. 다음 주 토요일 날 병원에 또 가야 한다. 5일 동안 눈에 물을 넣지 말라고 해서 샤워를 제대로 못했는데 빨리 5일 지나서 샤워 한번 시원하게 하고 싶다. 요즘 들어 새옹지마 말이 생각이 많이 난다. 그래서 내용을 적었으니 한번 읽어봐라. 재앙과 복은 바뀌고 서로 생기게 하느니, 그 변화를 예측하기 어렵다. 변방에 사는 사람 중에 재주가 뛰어난 사람이 있었다. 말이 아무런 까닭도 없이 도망쳐 오랑캐의 땅으로 들어가니 사람들이 모두 위로했다. 그 아버지가 말했다. “이런 상황이 어찌 갑작스레 복이 되지 않겠습니까?” 수개월이 지나 말이 준마(빠르게 잘 달리는 말)를 데리고 돌아오니 사람들이 모두 축하했다. 아버지가 말했다. “이런 상황이 어찌 갑작스레 재앙이 되지 않겠습니까?” 집에 좋은 말들이 많아 아들이 말 타길 좋아하다가 떨어져 넓적다리뼈가 부러지니 사람들이 모두 위로했다. 아버지가 말했다. “이런 상황이 어찌 갑작스레 복이 되지 않겠습니까?” 일 년이 지나 오랑캐가 변방에 침입하니 장정들은 화살을 당기며 싸웠고 변방 근처의 사람들은 10명 중 9명이 죽었지만 아들은 홀로 절름발이였기 때문에 부자(父子)가 서로 목숨을 보전했다. 그러므로 복은 재앙이 되고 재앙은 복이 되니, 변화가 끝이 없고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것이다. 아빠도 7년 전인가? 눈 수술하고 싶어서 병원 갔는데 각막이 얇아 엄마처럼 라식은 못하고 렌즈 삽입을 해야 한다고 했고 의사가 별로 추천을 안 해서 그냥 왔는데 이번에 가니까 사십이 넘어서 렌즈 삽입을 하면 노안을 늦춰 주는 렌즈가 있다고 해서 그걸로 했다. 그때 안하고 지금 수술 받은 게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선한이도 지금은 고생하지만 다 복으로 오지 않을까 생각 한다. 잘 지내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싸우지 말고 위법 행위에서는 항상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