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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이 지나면 곧 봄이오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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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찬아 꽃피는 봄이오면 우리 다 행복하자.
민채가 너 맨날 보고싶다고 니방에서 매일 잔다. 벌써 민채가 중2네. 너의 학창시절도 곧 끝나가고… 엄마도 늙고… 아빠도 늙고 어여 커라.. 너네들 크면 산속에 들어가서 풀 키우며 살아야겠다. 오지마라 찾지마라 자연인에서 나올수 있으니 그건 내가 허락할게 티비로 봐라… 이하 민채가 쓴 편지다. 봐라.
오빠 안녕. 나 왔어. 오빠가 저번에 써준 편지 봤어. 오빠가 가끔씩 생각해주라고 했잖아. 근데 난 매일매일 생각해. 인천 갔는데 오빠가 없어서 재미없더라. 집에서도 오빠 없어서 너무 심심해. 오빠가 없으니까 내 팔이 단단해지지 않는거같아. 오빠가 나 맨날 팔 주먹으로 쳤잖아. 그래서 덕분에 내 팔이 강해져서 맞아도 안 아팠는데 이젠 좀 약해진거같아. 빨리 나와서 내 팔 좀 단련해줘. 오빠 나오면 나랑 많이 놀자. 하고싶은게 많이 생겼어. 다 해줘야돼. 먼저 미사에 가서 인형뽑기를 하는거야. 미사에 인형뽑기 가게 큰 거 엄청 많이 생겼더라. 원래 있었던건데 내가 못 본 걸지도. 근데 그 시계탑쪽으로 들어가면 올영있자나 그 라인에 초록색 테마인 어떤 인형뽑기 생겼는데 거기 엄청 커 그리고 좀 더 속으로 들어가는 길에 있는 엑스 인형뽑기는 완전 인형들로 꽉꽉 채워났어 구조가 바뀐거같은데 쨌든 엄청 종류가 많아졌어. 인형뽑기 하면 포토이즘 가서 사진도 찍자. 내가 오빠랑은 한번도 안 찍었더라고. 그냥 오빠랑 많이 안 다닌것 같아. 오빠 나오면 친구들이랑만 놀지 말고 나랑도 좀 놀아줘 난 오빠랑 놀고 싶어 내가 오빠 인형 뽑아줄게 그리고 상일동에는 긱스타 옆에 빽다방도 생겼고, 구멍가게 옆에는 할매떡볶인가 그것도 생겼어. 그리고 이건 좀 슬픈 소식인데오빠가 가끔씩 먹던 죠스떡볶이 있잖아. 그거 사라졌어. 옆에 올영이 죠떡자리까지 확장했어. 그래서 올영 엄청 커졌어. 내가 저번에 편지에 고덕중 졸업식 얘기 했나?? 시간 너무 빨라 오빠가 졸업하고 사진 찍은거 보면서 나도 졸업식 갈걸 했는데 그게 벌써 1년이 넘었더라. 그때 졸업식 가고싶었는데 엄마가 괜히 학교에 오지 말라고 해서 안간거도 있거든 근데 갈걸그랬어 오빠의 마지막 중학생 순간이었는데 너무 후회돼. 오빠 사진 보면 너무 그립고 보고싶어. 내가 맨날 하는 말이 오빠 보고싶다야. 오빠가 친구들이랑 집에서 놀았던 그때가 난 너무 그립더라. 내 친구들도 아니고 나랑 논것도 아닌데. 우리 집이 북적북적했던게 아니라 오빠 방만 친구들로 채워져있었는데말이지. 그냥 그 분위기랑 오빠가 행복해하는 그 웃음소리가 너무 그리워. 오빠가 나 많이 걱정하는 거 알아. 다른애들은 친한 선배도 많고 놀고 그러는데 난 정말 걱정하지 마. 친한 선배 한명도 없으니까. 알아도 나만 아는 오빠 친구들이지. 그래서 인사도 못해. 우리집에 놀러왔던 사람인데 나 못알아보니까 내적친밀감만들더라ㅋㅋ 그리고 나는 누가 싫어도 오빠한테 안 이르잖아 그래서 남자애들이 항상 하는 말이 나 착하다고, 선배한테 안 꼰지른다고. 그리고 나한테 물어보는 애들도 있어. 넌 왜 안 나대? 이러고 ㅋㅋ 이제 오빠 걱정 안 되지?? 오빠가 맨날 나한테 누가 괴롭히면 말하라고 했잖아. 무슨 일 있을때마다 내 친구들도 오빠분한테 말하라고 했지만, 왠지 그러면 안될것 같고 무섭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일이 커져서 오빠 고생할까봐 말 안했어. 다른 애들은 무슨 일 있을때 아무생각 없이 쉽게 선배한테 이르거나, 언니나 오빠가 나서서 해결해줄때가 있는데 나는 그걸 말하기까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한 느낌?? 오빠가 나 때문에 괜히 안 좋은 일에 휘말릴까봐 걱정이 됐어. 이런 나니까 내 걱정은 붙들어매셔. 김남우기 오빠도 학교에서 자주봤는데 볼때마다 오빠 생각 엄청 많이 났어. 평소에도 나지만.길가다가 오빠 친구들 가끔씩 볼때 있는데 그때마다 오빠가 없어서 너무 슬퍼. 원래 오빠도 여기에 있었겠지 이런 생각도 들고. 오빠 빨리 나와서 나랑 많이 놀고 맛있는것도 많이 먹자. 오빠 나오면 내가 베라 파인트사줄게. 나와선 사고치지 말고 내 옆에 꼭 붙어 있어. 내가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