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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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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다. 설 날부터 추위가 오더니 이월 중순이 지나가는데 아직 까지 계속 춥다. 이번 겨울은 눈도 많이 내리고 춥기도 춥다. 감기 안 걸리게 따뜻하게 입고 다녀라. 아빠는 팔굽혀펴기 군대 있을 때 100개 정도 한 것 같은데, 지금 80개 넘게 하면 엄청 많이 하네. 6개월 뒤에 나올 때 몸 좋아져서 나오겠구나. 키도 크게 스트레칭도 꾸준히 해서 올해 170 넘어 보자. 거기에서는 샤워만 할 수 있지? 아토피 때문에 목욕탕 가자고 안 했는데 이제 아토피도 좋아졌으니 거기서 나오면 목욕탕부터 가자. 시원하게 한번 밀어 줄게.
그리고 나오면 친구들하고 놀지만 말고 아빠랑 제주도 한라산에 올라 가보자. 성판악에서 백록담까지 9.6km 정도 되는데 4시간 30분 정도
걸린다고 한다. 한번 고생해서
올라가면 뿌듯함도 있고 살아 가는데 새로운 각오도 생기지 않겠나. 아빠가 체력이 될지 모르겠지만 나오면
같이 꼭 올라 가보자.
눈 수술은 별거 아니라고 생각 했는데 한 달 정도는 안구건조증으로 계속 눈에 약을 넣어 줘야 한다. 안 넣으면 눈이 피곤하고 사물을 볼 때 눈에 초점이 안 맞다. 몸이 안 좋아서 손대면 고생이니 선한이도 이제는 다치지 말고 몸을 아낄 수 있도록 해라. 잘 지내고 생일날 보자.
여기서 부터 엄마야. 오늘 옷에 자수 박으러 갔는데 거기 사장님이 아파서 안나오셨데. 그래서 택배는 내일 오전에 보낼꺼야. 청주에 자수 박는 분이 2~3분 뿐인데 배우는 사람이 없다고 하더라고. 엄마 어렸을 때는 그런거 하는 곳 많았는데. 글씨 잘 쓰면 그런 기술 배워도 좋을 것 같다. 엄마가 글씨 잘쓰면 미싱사서 배우고 싶다 ㅎㅎ 내일 보내면 수요일 날 택배 도착할 꺼야. 또 편지할께. 선한아 하루하루 감사한 마음을 갖고 살도록 하자. 살아있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야. 아프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