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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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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다. 이번 주는 초반에 눈 오고 추웠는데 주말 되니 날씨가 풀려서 봄 날씨 같다. 이제 3월 달에는 제빵 수업도 들으니 그나마 시간이 잘 가겠구나. 주말에는 설날에 안동 못 가서 안동 갔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가 선한이를 계속 찾으신다. 계속 사춘기라 논다고 안 온다고 했는데 둘러대기도 힘들 구나. 할아버지 한테 통화라도 하면 좋은데ㅠ 빨리 나와서 안동 할아버지 집에 가야겠다. 계속 네가 안보이니까 걱정하신다. 그래서 거기서 날짜 절대로 연장되는 일 없도록 잘 생활해라. 아직도 4개월 가까이 남았는데 할아버지한테 전화 오면 맨날 어디 갔다고 하기도 그렇고..
옷 보내 달라고 하는 거 연락 받고 엄마가 사서 바로 보내도 담임 선생님 거쳐서 선한이 네가 받을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듯한데 앞으로 필요한 게 있으면 미리 이야기해서 보내 달라고 해라. 딱 필요한 시기에 못 받는 것 같아서 그렇다. 그리고 왠만하면 거기서는 대충 입고 나와서 사도록 해라.
아빠는 청주 새로운 공장에 자동화 시스템도 넣어야 해서 하루 하루가 정신이 없다. 하나씩 배워 가면서 하려고
하니 정말 힘들다. 아빠도 이 또한 지나가리라고 생각하고 자동화 시스템 다 설치하고 나면 능력이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선한이도
거기서 참고 잘 버텨야 한다. 요즘 워낙 빨리 빨리 세상이라서 거기서 참고 버티는 것을 배워서 나오는
게 앞으로 선한이가 살아가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빠가 항상 노파심에 말하는데 거기서 친구들 하고 잘 지내는 건 좋지만 나쁜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고 효광원 나와서는 연락하지 말아야
한다. 그 친구들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으면 나쁜 행동도 쉽게 할 수 있고 이제 나이가 먹으면 점점 더 만회할 기회는 없어진다. 항상 주위에 친구들을 잘 둬야 한다.
정한이는 어린이집에서 햇살반이 되었다. 몸 건강히 잘 지내고 토요일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