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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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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야. 오늘 3월 3일 이야. 이제 내일이 개학이다. 아빠가 편지 두 통 쓰고 오늘은 엄마가 쓴다. 지난 주에 네가 편지 두 통 보낸 거 받았어. 기분이 안 좋았는데 노래방에 가서 좀 나아졌다고. 왜 기분이 안 좋았을까? 무슨 일 있었던 건 아니지?ㅎ 우선 금요일에 책 세 권하고 클렌징오일 보냈어. 원래라면 토요일에 배송 됐을 텐데 3.1절이고 월요일은 대체공휴일이라 화요일 이후에 받을 수 있다고 하더라고. 나이키 바지랑 칫솔은 내일 보낼꺼야. 반입 물품에 폼클렌징만 있어서 클렌징오일은 반입 될 지 모르겠다. 폼클렌징 쓸 때는 콩알만큼 짜서 손으로 거품 충분히 내고 얼굴에 롤링하듯이 부드럽게 문지르고 씻어내야 돼. 책 중에 긴긴밤은 집에 있던 거고 두 권은 아빠가 사서 보낸 거야. 긴긴밤은 유명한 책이길래 엄마도 3분의 2정도 읽어봤어. 나중에 선한이가 다 읽게 되면 결말을 이야기해줘. 잔잔한 감동이 있는 책들 이니까 하루에 조금씩 읽어봐. 네가 좋다는 노래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들어봤어. 이문세 노래 많이 들어봤는데 엄마도 이 노래 처음부터 들어본 건 처음이네. 역시 옛날 노래가 좋아. 엄마 5살 때 나온 노래인데ㅎㅎㅎ 음악을 가까이 하면 삶이 좀 더 풍요로워 지는 것 같아. 책도 그렇고. 이번에 면회 가면 뭘 사갈까?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이야기해. 이번에는 14일에 갈꺼야. 그 날이 발렌타인데이니까 초콜렛 좀 사갈께. 내일은 다들 새학년 시작이네. 래온이도 이번에 초등학교 들어간다. 이번에 어떤 선생님이 담임이 됐을까? 얼른 나와서 학교 생활 했으면 좋겠다. 아무쪼록 아프지 말고 잘 지내고 있어. 안 좋은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하고. 다음 주 금요일에 보자. 이번에는 정한이는 못가고 아빠 엄마만 갈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