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한에게
-
엄마야. 금요일에 면회하고 오늘은 일요일이야. 살도 좀 찌고 건강해 보여서 다행이다. 네가 사오라던 국밥이 별로 여서 그건 쫌 아쉽네. 소풍 때문에 담임 선생님이랑 문자 했는데 담임 선생님은 5월 달에 나오는 줄 알고 계시더라. 선한이 한테 빨리 보고 싶다고 전해 달래. 남은 3개월 동안 생활 잘해서 정상 퇴소 해야 된다 선한아. 오늘은 정한이 킥보드 탄다고 해서 집 근처에 잠깐 나갔었는데 날씨가 다시 추워졌더라. 바람도 많이 불고. 잘 때 추우면 따뜻하게 입고 자. 비염은 좀 괜찮아졌나? 엄마도 비염 있어서 환절기에는 더 힘드네. 네가 그 때 말한 게 사다리 춤이었나? 무슨 춤이라고 했는지 기억이 안나네ㅠ 이왕 도배반으로 간 거 거기에서는 열심히 좀 해봐. 다 배워 놓으면 쓸 때가 있다. 엄마가 어렸을 때 잘 못해줘서 미안해. 그 때는 엄마도 너무 다 버겁고 힘들어서 너한테 감정적으로 대했던 거 같고 다 미안하다. 안동에 너랑 동한이 세살 네살 때 데려가서 아빠랑 떨어져서 공부에, 원룸 관리에, 시댁 행사에 엄마도 하루가 버거웠다. 엄마가 부족한 탓이야. 지금이면 다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데. 너랑 동한이는 일찍 낳아서 멋모르고 키웠는데 지금 정한이 크는 거 보니 너네 어릴 때 생각 많이 나네. 그 때는 시간이 안간다고 느꼈는데 지나고 보니 금방 이다. 이제 한달 뒤나 보겠네. 독서도 많이 하고 잘 지내고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