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선한에게
-
아빠다. 4월 6일 이제 완연한 봄이구나. 이번 주에는 벚꽃이 많이 피었더라. 무심천에도 조치원 강변에도 많이 피었다. 효광원에서도 큰 길 쪽으로 보면 벚꽃이 보이지 않나? 올해는 무심천에 충북 공고 앞에 차없는 거리를 만들어서 벚꽃 행사를 크게 하더라. 벚꽃 나무 주변에 데크를 설치해 다니기도 편하고 사진 찍기 좋게 만들어 놓았더라. 중,고등 학생들도 많이 보이고 늦은 시간에도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구경하고 사진 찍느라 바쁘더라. 행사에 빠지지 않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토바이 타고 가오 잡으러 나온 학생들이랑 자동차 마후라 소리 크게 하고 다니는 사람들이다. 선한이는 이제 그런 거에 관심을 끊었을 것이라 믿는다. 선한이가 나오는 6월에는 푸르지오 아파트에 장미꽃이 활짝 펴 있겠다. 짜증나고 욱하는 성질 때문에 고생이라면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는 빨리 그 자리를 피하는 것이 좋다. 계속 싸워서 좋은 일이 없다. 피 하는게 지는 게 아니고 참는 게 이기는 것일 수 있다. 그래도 진정이 되지 않으면 정신과에서 알려 준 건데 팔을 가슴에 엑스 자로 하고 어깨를 계속 두드리면 좀 수그러 진다고 가르쳐 줬다. 너도 한번 해봐라. 또 하나, 글쓰기가 있다. 화가 난 일이나 아무에게도 말 못하는 일을 글로 쓰면 속이 시원해지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이런 후련함이 정신과 육체를 치료하여 건강을 찾게 해준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글쓰기가 심리적, 정신적 회복탄력성을 높여 준다고 하니 화가 나거나 할 때는 글로 한번 적어 봐라. 그리고 절대 남의 물건에 욕심내지 말고 가지고 싶은 게 있으면 정당하게 물건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내 능력 밖의 물건을 탐낸다면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쉽게 돈을 벌 수 있게 해 준 다는 사람들은 100% 사기꾼이니 가까이하면 안 된다. 돈을 쉽게 벌 수 있으면 자기가 돈 다 벌지 남에게 왜 가르쳐 주겠나? 선한이가 나와서 공부를 하면서 지낸다고 하니 아빠가 기쁘구나. 아빠는 7살에 학교에 들어가서 공부를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막연히 돈을 많이 벌어야겠다는 생각만 가지고 있었다. 그런데 대학교 졸업하고 나니까 중소기업에는 들어가기 싫고 대기업에 들어 가려고 하니 학점도 중간 정도이고 뭔가 특별한 게 없어서 자격증 공부를 하게 되었다. 자격증 공부를 해보니 노력하면 다 취득할 수 있겠더라. 그때서야 아빠도 공부는 하면 되겠구나 생각하게 되었고 그 전부터 책은 조금씩 읽고 있었는데 책에 더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아빠 경험상 의사나 변호사가 꿈이라면 공부에 취미가 있어야 하겠지만 기술을 배우거나 일반 생활에 필요한 공부는 노력하면 다 되는 것 같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 마음을 먹었다면 때때로 고비가 찾아오는데 그 고비를 못 넘겨서 포기하게 된다. 선한이도 어떤 일을 하던지 고비가 올 때는 포기하지 말도록 해라. 드디어 신분상승 했다니 축하한다. 이제 나올 때까지 2개월 조금 더 남은거 같은데 잘 견뎌서 6월 달에 꼭 볼 수 있도록 하자.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책을 내일 택배로 보내 줄께. 아빠 대학교 때 베스트셀러였는데 꼭 읽어봐라. 이 책은 변화를 두려워 하는 사람들에게 변화의 방법을 명쾌하고 간단하게 알려주는 내용이다. 다음주 중에 면회 갈 것 같다.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