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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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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야. 잘 지내고 있니? 택배 보낸 거 오늘 배송 완료 됐다고 문자 왔던데 받았는지 모르겠다. 책 한권이랑 네가 말한 샴푸, 바디워시, 바디로션 이렇게 보냈어. 여러가지 향이 많던데 분홍색이라고 해서 화이트머스크 향으로 보냈어. 비염이 있어서 향이 있는 게 좋지는 않을 텐데.. 저번에 갖다 준 샴푸랑 바디워시는 벌써 다 쓴 거야? 칫솔은 선생님이 여분으로 가지고 계실 수도 있으니까 한번 여쭤봐. 처음에 5개 보내고 중간에 한번 더 보냈는데 벌써 다 쓴 것 같진 않은데. 옷은 다음 주 면회 갈 때 가져다 줄께. 거기에서 네 물건 관리 잘하도록 해. 아껴 쓰는 법도 좀 배우고 네 물건을 소중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 윤한이 한테는 편지 자주 보내? 윤한이도 사고 친 것 같은데 진정한 친구라면 잘못된 건 알려주고 좋은 것만 같이 했으면 좋겠다. 선한이 너도 효광원에서 나와서 또 사고 치면 엄마는 그때는 너무 실망할 것 같다. 작년에는 엄마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서 너도 알다시피 위경련으로 3번이나 응급실 갔어. 니가 잘못된 길을 가면 엄마 인생도 불행해 지는 거야. 이번 달 말이 중간고사인데 거기에서 저번처럼 시험 보겠지? 담임 선생님한테 시험 범위 물어봐서 요점 정리라도 보낼 테니까 한번이라도 보고 시험 치도록 해. 작년에 엄마가 과학이랑 국어 시험 전 날 공부 시키니까 진짜 하기 싫어하던 니 표정, 다음 날 그 과목만 답안지를 못냈다고 해서 엄마 기분이 어땠는지 알아? 이건 니 공부야 선한아. 니가 걱정해야 되는 거라고. 엄마가 애를 써서 그렇게 까지 하면 너도 조금은 알아줬으면 좋겠다. 혹시 전화 하게 되면 엄마는 이번 주에 일이 있어서 못받으니까 아빠한테 하도록 해. 저번 주에는 목소리 들어서 좋던데 코 다쳤다고 해서 걱정이 되더라. 항상 몸 조심하고 밥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어. 면회 때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