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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아들 권기량이에게 (네번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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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량아, 잘 지내고 있지? 오늘은 4월 10일 목요일이야. 오늘로 네가 효광원에 간 지 꼭 3주가 되었네. 어느새 봄이 와서 원주에는 벚꽃이 활짝 피었어. 대전은 원주보다 좀 더 따뜻하니, 아마 꽃들이 조금씩 지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제 본방 배정을 받았을텐데 잠을 잘 잤는지 궁금하다. 방이 바뀌면 아무래도 낯설고 또다시 적응해야 하니까 쉽지 않을 수도 있겠다. 같이 생활하는 선후배들이 괜찮은 친구들이면 좋겠는데, 혹시라도 힘든 일이 생기면 꼭 담임 선생님께 바로 이야기해. 아빠는 언제나 네 편이니까, 힘든 일이 있다면 혼자 참지 말고 꼭 얘기해야 해. 그래도 기량이라면 잘 해낼 거라고 믿어. 새로운 환경에서도 분명히 잘 적응해 나갈 거야. 아빠가 보낸 택배는 잘 받았지? 새로 산 바지랑 티셔츠도 넣었고, 전에 집에 있던 옷도 같이 보냈는데, 혹시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조금만 참고 입고, 필요한 물건이 생기면 잘 메모해뒀다가 월요일 통화할 때 꼭 알려줘. 할머니께 들었는데 이발도 하고, 살도 3kg 정도 쪘다고 하더라. 밥이 잘 나오지? 기량이는 매운 음식 빼고는 잘 먹으니까 밥 잘 챙겨 먹고 건강하게 지내길 바랄께. 무엇보다도 끼니 거르지 말고 잘 먹는 게 가장 중요해. 효광원 프로그램이 다양하다고 들었는데, 학교 다닐 땐 쉽게 접하기 어려운 프로그램들도 있을 테니, 관심 가는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많이 배우면 좋겠어. 그런 경험들이 나중에 기량이에게 큰 도움이 될 거야. 이제 얼굴 보려면 아직도 2주가 넘게 남았네. 기량이 얼굴이 너무 너무 보고 싶고, 또 얼마나 자랐을지도 참 궁금하다. 키는 좀 컸는지, 체중은 얼마나 늘었는지… 아빠는 기량이 생각을 하루도 빠짐없이 하고 있어. 늘 응원하고, 사랑하고 있다는 걸 잊지 마. 힘내고, 건강하게 잘 지내자. 또 소식 전할게. 2025년 4월 10일(목)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