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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우야 편지받았어 (학생-김찬우 / 모-조영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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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우야 어제 아빠와 통화했다고 얘기들었어. 일요일에 엄마와 잠깐 통화하고 내일 한다고하고 끊었는데 안와서 걱정하고 있었거든. 아빠랑 통화했다니 다행이다. 여기는 지금 비가 와. 소연이는 중간고사 시험 첫날이라 시험보러갔고, 일찍 하교하니 점심챙겨주고 엄마는 출근해야지. 편지읽으니 심각한 친구들이 많은것같은데, 당연하겠지... 사회에서 규범으로 정해놓은 기본을 안지키고 계속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학생들을 모아놓은 곳이니... 어릴 때 몇 번은 커가는 과정으로 용인해주겠지만,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도리, 하면 안되는 행동, 어떠한 상황에서도 자기 통제가 안되면 살아가기 힘든 세상이야. 찬우가 소연이에게 쓴 편지에 공부보다 중요한게 있다고 했잖아. 그래 맞아.. 당연히 공부가 제일 중요한건 아니야. 근데, 너희 나이에는 공부가 엄청 중요해. 왜냐고?? 성적이나 이런 문제가 아니라,,,, 해야하는 나이에 꾸준히, 잘하든 못하든 하기 싫은 공부를 했다는거. 그게 중요한거야. 그만큼 성실함이나 인내심이 뒷받침 되어있다는 거거든. 누구나 처음엔 다 그럴듯하고, 잘할것처럼 보이고, 겉치장 요란하게 할 수 있지... 물론 공부 잘하면 너무 좋겠지.. 그치만, 엄마 아빠가 우리 아들 딸들에게 바라는건 성실하고, 착하고 올바른 사람이 되는거야. 중1때부터 찬우가 공부를 손놓고, 말썽일으키면서 엄마아빠는 아무일없이 사는게 제일 큰 소원이되었어. 누구한테도 말못할 자식고민이 생겨서 그냥 올바르게만 자라주길 빌었어. 찬우가 지금 효광원에 있으면서 더 심각한 학생들과도 문제없이 지내다 나오는게 1순위야.. 마음먹는다고 사람은 절대 바뀌지 않아. 마음먹고, 뼈를깎는 고통, 인위적이고 억지스런 미친듯한 자기통제와 노력... 한 번은 되겠지. 한 번만 해보고 내일부터 안해야지. 그런 마음이 드는 순간 다시 반복이라고 생각하면 돼... 따뜻한 아메리카노향이 정말 좋네. 엄마가 효광원같은 다른 청소년 사회복지시설에서 봉사하고 싶어서 검정고시에 도움이 될까 알아보는데, 검정고시 시즌이 끝나서 이것도 어렵겠네. 재능기부로 꾸준히 도움주고 싶은데... 다시 찾아봐야지. 찬우야, 3주 뒤부터는 가정통신문에 나와있는 필요한 몇 개 일단 택배로 보낼거고, 면회 때 또 가져갈께. 면회 때 음식가져가도 된다고 하던데, 찬우좋아하는 초밥사갈까? 뭐 먹고 싶은지 생각해서 알려줘. 그리고 거기 있는동안 그냥 책만읽는게 아니라, 무슨 자격증이라도 따면 어떨까 생각이 들어. 사람이 그냥 하는거랑, 목적을 가지고 공부해서 자격증을 따는거랑은 천지차이거든... 잘 지내고, 다음주 월요일에나 목소리 들을 수 있겠네... 소연이가 오빠편지왔다고 기분좋아하겠네. 소연이 속이 참 깊은 동생이야. 아들, 건강챙기고 어떤 환경에 있든 내 마음가짐에 따라 다 다르다는거 명심하고. 우리 찬우 잘 지내.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