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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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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야, 주말은 어떻게 보냈니? 엄마는 어제 토요일에 아빠랑 할머니 병원에 다녀왔어. 저번에 너와 병원에 문병갔을때보다 할머니 건강이 많이 나아지셨는데도 할머니는 잠만 주무시며 계시더라. 그러다 가려고 할때쯤 눈을 뜨시더라구. 그래도 엄마는 그 병원에 다녀오면 할머니와 함께였던 시간들이 더 소중하게 느껴져. 병원에서 나와선 점심 먹으며 고모들과 아빠와 고모들 어렸을 때 얘기도 하고, 아빠 회사일로 강남역 전시장에 들렸다가 집으로 돌아왔지. 집에 와서 저녁식사 메뉴로 삼겹살 굽고 콩나물국 끓였어. 너도 엄마가 해주는 콩나물국 좋아했잖아. 한 그릇 먹고 나니 지우 생각이 나서 괜히 마음이 뭉클했어. 네가 없으니 밥상 앞에서도 뭔가 허전한 기분이야. 오늘은 빨래하고, 집 정리하고, 혼자 커피 한 잔 마시며 가만히 앉아 지우 생각을 했어. 이 시간 너는 뭘 하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편지를 쓸 때마다 그게 제일 궁금해. 엄마는 네가 그곳에서 작은 일상도 소중하게 느끼고, 조금씩 생각을 정리해가는 그런 시간을 보내고 있기를 바란다. 조급해하지 말고 하루하루 너답게 쌓아가면 돼. 그리고 엄마는 늘 여기서 너를 기다리고 있을게.
-지우를 늘 생각하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