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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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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야, 어제 네 전화 받고 혹시 더 필요한 건 없을까 해서 선생님이 보내주신 안내문을 다시 한 번 찬찬히 읽어봤어. 욕실 바구니도 새로 사고, 편지지와 편지봉투도 샀어. 그리고 머그컵도 필요할 것 같아서 집에 있던 것 중 괜찮은 걸 골라 챙겼어. 혹시 가족들이 그리울까 봐 예전 사진들 중에 웃는 모습들 골라서 사진관에 가서 인화도 했지. 특히 라임이 사진은 지우가 꼭 보고 싶어할 것 같아서 예쁘게 나온 걸로 골랐어. 오늘 택배로 다 보냈으니 곧 받을 수 있을 거야. 지우야, 엄마는 다음 주 토요일 면회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 네가 치킨 먹고 싶다고 해서 근처 치킨집 오픈 시간까지 다 알아보고 어떤 메뉴가 좋을지 고민하면서 혼자 메뉴판도 한참 들여다봤어. 네가 "이거 진짜 맛있다"며 환하게 웃는 얼굴을 상상하니까 엄마 마음이 괜히 찡해지더라. 그저 그 순간 너와 함께 있는 그 시간이 엄마에겐 가장 큰 기쁨일것이야. 지금 지우 곁에선 매일 똑같은 하루 같아도 엄마는 너의 하루하루가 결국 너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라 믿어. 편지도, 전화도, 지우가 연락해주면 엄마는 그 하루가 얼마나 특별해지는지 몰라. 면회 때까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 엄마는 오늘도 지우 생각으로 하루를 꽉 채워. 사랑해, 우리 아들.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