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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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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야, 엄마는 전화를 받을 때마다 네가 늘 필요한 것들만 얘기 하고 후다닥 끝나버려서 항상 아쉬움이 남아. 그래도 너의 목소리를 듣는 그 짧은 순간이 엄마에겐 일주일 중 가장 반가운 시간이야. 네가 그곳에 있는 6개월 동안 앞으로를 준비할 기초를 잘 다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수학 문제집도 보내고, 영단어책도 하나 골랐어. 또 생각이 깊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읽었으면 좋겠는 책도 함께 보냈단다. 내년이면 고등학생이잖아. 이제는 너도 네 삶을 조금씩 준비해가야 하잖아. 특히 수학은 지금 중3 과정을 해두면 고등학교 들어가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거야. 지우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엄마는 정말 궁금해. 어떤 마음으로 하루를 보내고 있고,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어. 한 달간 면회도 못하니 네가 어떻게 지내는지 네 마음이 어디쯤 가 있는지 엄마는 매일 상상만 해. 이번 주 토요일에 면회 갈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야. 그날은 꼭, 시시콜콜한 이야기들도 좋으니 지우가 하고 싶은 말을 끊임없이 들려줬으면 좋겠어. 엄마는 듣고만 있어도 좋아. 그냥 너의 생각, 너의 말, 너의 온기가 엄마에게는 세상 가장 큰 선물이니까. 늘 너를 생각하고, 너를 위해 기도하고 있어. 곧 만나자, 사랑하는 우리 지우.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