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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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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야, 엄마가 그동안 보낸 편지들, 다 잘 받았는지 모르겠네. 편지를 쓰는 이 시간이 엄마에게는 지우와 마음으로 이어지는 소중한 시간이란다. 화요일엔 누나랑 대통령 선거를 다녀왔어. 누나가 만 18세가 지나서 이번이 첫 투표였거든. 처음으로 선거권을 행사하면서 꽤 진지하게 고민도 하고, 스스로도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고 하더라. 시간이 흐르면 지우에게도 그런 순간이 오겠지. 그때는 어떤 기준으로 선택할지, 어떤 사람을 지지하게 될지, 그런 걸 스스로 생각해보는 것도 한 사람의 어른이 되어가는 중요한 과정이야. 이번 주는 연휴가 많아서 지우도 시간적 여유가 좀 있을 것 같아.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그 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네 안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어. 혼자 있는 시간은 자신을 다시 세우는 데 정말 소중한 시간이라는 걸 지우도 언젠가 느낄 날이 올 거야. 오늘은 할머니 병원에 다녀왔어. 많이 좋아지신 건 아니지만 다행히 상태가 더 나빠지진 않으셨어. 고모랑 아빠가 얘기하니 고개도 끄덕이시더라. 지우가 집에 돌아오면 꼭 함께 가서 할머니 손도 잡아드리고 목소리도 들려드리자. 할머니는 지우를 많이 보고 싶어하실 거야. 엄마는 지우가 돌아오면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 안에서 따뜻함과 믿음을 다시 찾길 바래. 물론 친구들도 만나고 싶겠지만, 예전과는 다른 기준으로 네 시간을 쓸 수 있기를 바래. 지우 자신의 삶을 위한 시간, 지우 스스로를 채우는 시간을 우선순위에 두기를 엄마는 간절히 바라고 있어.
-항상 너를 기다리고, 항상 마음이 너의 곁에 있는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