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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환 ( 보호자 고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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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이야 어제는 시간도 짧았고 환이와 충분히 얘기를 못한 것 같아. 너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많았으나 대화로 전달하기에는 여건이 맞지 않아 편지를 보면서 되새기는 시간이 되길 바라며 편지 쓴다. 스스로를 자책하고 반성하는 모습은 이전과는 다른 모습이라 조금의 성장을 한 것 같았지만 환이가 그곳에서 선생님과
수녀님의 혜택으로 많은 것을 누리면서 지내온 시간을 단번에 무너뜨리는 행동이었다. 신뢰를 쌓기는 어려워도
무너뜨리는 건 한순간이다. 반드시 사회에서 생활하기 위해서는 인간이 지켜야 하는 행동과 규범이 있다. 누군가가 보지 않아도 내 양심에 거슬리는 행동을 하지 않아야 한다. 그것을
조절하고 배우기 위해 너가 지금 그곳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너도 옳고 그름을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나이이고 너가 얘기한 것처럼 강약약강은 남자로써 치졸하고 창피한 행동이다. 선생님이나 수녀님이 실망한
건 당연한 결과이다.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간 것 같다고 너 스스로 자괴감에 빠져 스스로를 갉아 먹지마라.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는
시간이다. 시간은 걸리겠지만 다시 신뢰를 쌓아라. 다친 친구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것. 선생님과 수녀님이 너에게 기대한 모습에서 실망감을 안겨 준거에 대하여 그분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더 잘할 것. 버릇없이 행동하지 말 것. 아이들에게 친절은 하되 너를 무시하고 약하게 본다고 강하게 보이기 위해
싸움을 하지 않을 것. 과한 놀이에 절대 참여하지 않을 것. 화나고 속상해도 대화는 하되 무조건 참아라. 고모가 부탁하건 데 양심을 져버리지 마라. 환이야 멋있고 누구에게나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귀한 사람으로 성장하길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