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추준호에게

안녕! 잘 지내고 있지?
 전도사님이야. 요즘 날씨가 제법 더워졌는데, 효광원 안에서도 여름의 기운이 느껴지겠지? 땀이 나고 지치는 계절이지만, 동시에 열매가 익어가는 계절이라는 걸 너도 알고 있을 거야. 너도 지금 그 안에서 인생의 한 계절을 지나고 있는 중이니까. 익어가고 있는 거야, 준호야. 조금은 고되고 더딜지 몰라도, 분명히 변화하고 있을 거라고 전도사님은 생각해.

전도사님이 너에게 이렇게 편지를 쓰는 건, 지난번 너의 소식을 들었기 때문만은 아니야. 물론 최근에 조금 아쉬운 일들이 있었다는 이야기를 너에게 듣긴 했지만, 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다 몰라도 괜찮아. 중요한 건, 그 일이 네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야. 누구나 넘어질 수 있고, 때론 후회할 일도 저지르지. 전도사님도 청소년 시절엔 정말 수없이 넘어졌어. 문제는 우리가 거기서 일어나느냐는 거야. 다시 ‘제자리’가 아니라, 한 걸음 더 성장한 자리에서 일어날 수 있느냐는 거지.

너와 함께 했던 시간이 벌써 3개월이나 지났더라. 간지 3개월이 되었다고 하니, 참 시간이 빠르기도 하고, 그만큼 네가 그곳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과 씨름을 했을지도 상상돼. 처음 그곳에 들어갔을 땐 많이 낯설고 혼란스러웠을 수도 있어. 그런데 지금의 너는 그 시간을 지나고 있잖아. 그만큼 이미 성장한 부분도 있을 거라고 믿어. 아직 부족하다고 느껴져도 괜찮아. 성숙은 단번에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하나님은 너의 ‘과정’을 보시거든.

준호야, 기억해.
하나님은 네가 잘할 때만 사랑하시는 분이 아니야. 네가 실패하고, 화나고, 외롭고, 혼자 울고 있을 때조차도 가장 가까이서 너를 바라보시고 품어주시는 분이야. 너는 하나님의 자녀야. 그리고 나도 너를 아끼고, 사랑하고, 믿고 있어. 나는 누구보다 네 편이고 싶어.

준호야, 전도님이 너에게 기대하는 건 단순히 착한 아이가 되라는 게 아니야. 진짜 자신을 마주하고, 진짜 예수님을 만나고, 진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되라는 거야. 그래야 네 삶이 의미가 있고, 진짜 멋진 인생을 살아갈 수 있거든. 지금 너는 그 길을 걷고 있는 중이야. 단지 길 위에 있을 뿐인데도, 하나님은 네 안에서 많은 일을 하고 계셔.

혹시 여전히 답답하거나 힘든 감정이 있다면, 억지로 참지 말고 기도로 털어놔도 돼. 성경 말씀이나 찬양 가운데서 위로를 구해봐. 사람보다 하나님께서 주시는 위로가 훨씬 깊고 단단하거든.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복음 11:28) 하신 예수님의 말씀이, 너의 지금 마음을 위한 말씀이야.

그리고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다면, 한번 눈을 감고 조용히 속삭여보렴.

“하나님, 저도 다시 시작하고 싶어요. 저를 포기하지 말아 주세요.”

이 고백 하나면 충분해.
하나님은 이미 너를 포기하지 않으셨고, 지금도 너를 품고 계시니까.

곧 여름 수련회도 다가오고 있고, 언젠가 다시 얼굴을 마주할 날도 오겠지. 그날 준호가 한 뼘 더 자란 모습으로 웃으면서 이야기해주면 정말 좋겠어. 어떤 시간을 보내고 있는지, 어떤 마음을 가지고 있는지, 그 모든 게 전도사님에게는 소중한 이야기가 될 거야.

효광원에서도 잘 지내고, 선생님들 말씀 잘 듣고, 형 동생들과도 사이좋게 지내길 바랄게. 몸 건강히, 마음은 더 단단히, 하나님 앞에서 더욱 빛나는 준호가 되길 기도하고 있어.

준호야, 넌 사랑받는 존재야. 하나님도 너를, 전도사님도 너를 사랑하고 기다리고 있어.

힘내. 여름은 너를 익히는 계절이니까.

그리운 마음 담아,
재건부산교회 전도사님이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10115 최지혁에게 행복7 2025-06-30 5
10114 사랑하는 아들에게 엄마가 태율맘8731 2025-06-29 7
10113 사랑하는 희우(김희우) 희우맘 2025-06-28 1
10112 아들에게 엄마가 태율맘8731 2025-06-28 13
10111 사랑하는 아들 수호에게(1) 꼬숑 2025-06-28 7
10110 박지우에게 달구름 2025-06-28 5
10109 사랑하는 아들 (김희우) 희우맘 2025-06-27 2
10108 10일차 조윤찬 찬아빠 2025-06-27 3
10107 나의 추준호에게 재건전도사 2025-06-27 2
10106 조환 ( 보호자 고모) 환이 2025-06-27 3
10105 우리 우주에게 김토토 2025-06-26 2
10104 박지우에게 달구름 2025-06-26 7
10103 보고싶은 우리영서에게 영서엄마 2025-06-26 2
10102 최지혁, 안녕? 행복7 2025-06-26 7
10101 몰랑이가 너 보고싶어해 별들맘 2025-06-26 2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