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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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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야, 저번 주에 책 보내달라고 해서 남은 재석이 시리즈 모두 보냈는데 엄마가 보기엔 네가 꽤 재미있게 읽고 있는 것 같더라. 혹시나 해서 뒤에 더 나온 시리즈가 있는지 찾아봤더니 새로 나온 책이 두 권 더 있더라고. 2주 뒤 면회 갈 때 그 책들 사서 가져다줄게. 재석이 시리즈에 흥미를 붙인 걸 보니 엄마는 괜히 흐뭇하고 기뻤어. 그 두 권까지 다 보면, 그다음엔 어떤 책을 읽고 싶니? 편하게 말해줘. 지우가 좋아할 만한 책, 도움이 될 만한 책이라면 엄마가 기꺼이 찾아서 챙겨줄게. 면회 때 혹시 다 읽은 책이나 안 보는 책이 있다면 엄마한테 꼭 가져다줘. 그곳에서 네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 많아지면 정리하기도 쉽지 않을 거잖아. 작은 것 하나라도 불편하지 않게 해주고 싶은 게 엄마 마음이야. 지우야, 엄마는 네가 곁에 없어도 하루도 빠짐없이 너를 생각하며 지내고 있어. 네가 저번에 그러더라, 엄마 아빠 생각할 틈도 없이 정신없이 바쁘게 지낸다고. 사실 그 말이 엄마는 좀 안쓰럽기도 하고, 그래도 한편으론 다행이다 싶었어. 그만큼 네가 스스로 시간을 잘 채워가고 있다는 거니까. 지금처럼만 너 자신을 잘 지키고, 하루 하루를 의미 있게 보내다 보면 지우가 집으로 돌아왔을 때도 너만의 취미나 생활 리듬을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을 거라 믿어. 무엇보다 엄마와 아빠에게, 그리고 너 자신에게 더 이상 부끄럽지 않은 든든한 삶을 살아가기를 엄마는 매일 매일 진심으로 기도하고 있어. 지우야, 너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 그리고 앞으로도 잘할 수 있어. 그걸 잊지 마. 늘 너를 생각하며, 사랑을 담아 편지를 쓴다.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