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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우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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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우야,
오늘 아침에 지우에게서 뜻밖의 선물을 받았단다.
정말 오랜만에 받아본 네 편지는 엄마에게 너무나 감격스럽고 뭉클한 선물이었어. 출근길에 급히 열어본 편지였지만 한 글자, 한 문장이 엄마 마음에 깊이 닿았어. 지우가 생각을 바꾸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고, 그게 엄마에겐 얼마나 큰 위로였는지 모른단다. 그리고 편지지를 예쁘게 꾸며서 보낸걸 보니 엄마가 너무나 감동받았어. 하트 하나 하나 그리며 엄마, 아빠 생각했을것을 생각하니 감사하기만 했어.
요즘 아빠 일이 바빠서 엄마는 아빠 회사에 나가서 도와주고 있었는데 그 와중에도 지우 생각은 엄마 마음속에서 한 순간도 떠난 적이 없었어.
지우가 그동안 장염으로 아팠다니 지금은 좀 괜찮아졌는지 걱정이 되는구나. 예전 시골 갔다 올 때마다 지우랑 누나가 고열에 시달리고 토하면서 장염으로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랐어. 그때도 엄마 마음이 너무 아팠는데 지금은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어서 아픈 지우를 곁에서 돌봐줄 수도 없다는 사실이 더 안쓰럽게 느껴졌어.
지우가 혼자서 아픔을 견디고 있다는 생각에 엄마는 속으로 백 번도 넘게 마음을 쓸쓸히 쓸어내렸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우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스스로를 지켜내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 그리고 내년에는 고등학교에 진학해서 새로운 삶을 준비하려는 마음을 품고 있다는 것에 엄마는 정말 고맙고 기특하고 자랑스럽기까지 해.
우리 함께 노력하자. 지우는 할 수 있어. 주변의 유혹이나 순간의 감정에 흔들리지 말고 지금 마음먹은 그 뜻을 지키면서 너를 위한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기를 바란다.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야. 그리고 무엇보다 지우가
스스로에게 떳떳한 사람이 되기를 매일 매일 기도하고 있어.
사랑한다, 지우야.
다음주 면회때 보자.
엄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