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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정훈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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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아..주말 잘 쉬고 보낸겨? 오늘 엄마는 택시타고 삼척해변에가서 바닷가 보고 혼자서 삼척항까지 걸어갔어. 혼자 걸으니깐 한시간 걸리드라고 삼척항 버스정류소에서 버스 기다리는데 정훈이 전화가 와서 너무 반가웠어..시간이 얼마 없다고 생각해서 빨리 끊은거 같은데..다른 친구하고도 통화하겨? 몇분을 해야 하는지 몰라서 급하게 말하고 해서 끊고 나니 아쉽드라고..이번주는 정훈이가 친구들하고 통화하느라고 엄마한테 전화 안하는줄 알고 사실은 조금 서운하기도 했거든. 친구가 좋을 나이이니깐..엄마가 이해해야지 생각하기도 했고..그런데 담임선생님이 바빠서 전화를 못한거였구나..엄마가 괜히 오해했구나..ㅎㅎ..암튼 정훈이 목소리가 밝아서 좋았고 안심이 되드라고..캠핑도 재밌게 다녀왔다고 하니..그런 소소한 재미가 있어서 다행이다 싶다. 항상 그곳에만 있어서 얼마나 답답할까 걱정을 했었는데..좋은시간을 보내서 다행이다..엄마가 보낸 편지지랑 볼펜을 못쓰는 모양이네..에구 그거 사느라고 일부러 시내마트가서 사고 담날 붙이고 한건데 정훈이가 못쓴다니 속쌍하다..스프링 안달린 볼펜도 있나? 담에는 어떤걸 보내야하는지 상세히 알아보고 편지해줘. 그리고 여기 효광원 홈피에 보니깐 7월사진이 올라와 있드라고 7월 20일 방학식때 사진 보니깐 둘째줄 정도에 파란옷 입은친구가 정훈이같아 보이든데..정훈이 맞니? 파란티가 있나? 하늘색티..앞면이 안나와서 뒷모습만 나오고 옆모습이든데 꼭 정훈이 같드라..요즘도 운동하고 있지? 엄마도 운동 하다고 하는데 살이 안빠진다..갱년기살이라서 그런가벼..사진속에 파란옷 입은애가 정훈이라면 그렇게 라도 모습봐서 반갑드라고..아닐수도 있지만말이야..오늘 날씨가 흐리기만하고 적당히 바람도 불어서 걷고 좋드라고..휴가철이라서 가족단위로 온사람들이 많드라..엄마는 혼자 걸으면서 정훈이가 옆에 없다는게 문뜩 다시 느껴지면서 좀 슬프기도 했어..혼자 멀리 있다는게 왜이리 적응이 안되는지..정훈이도 그곳에서 혼자 단절된 생활을 하는게 얼마나 힘들까..싶다..그래도 잘 지낸다고 얘기해주고..재밌는 시간도 있다고 말해줘서 고맙고..우리 정훈이가 씩씩하게 지내는 모습을 상상하며 엄마도 힘을 내본다.양말 받은건 어때? 그건 신을 수 있어? 수첩은 엄마가 깜박했는데 담에 다른거 보낼일 있으면 그때 같이 꼭 보낼게..싸이즈가 어느정도여야 하는지만 편지로 알려주고..이렇게 이번주도 다 지나갔다..새로 시작하는 한주도 씩씩하게 잘지내보자..정훈아 많이 많이 사랑해..건강항상 조심하고..잘지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