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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정훈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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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아..오늘 월요일인데 어땠어? 잘 지낸겨? 계속 비가 오네..태풍 장미까지 온다니 이게 먼 물난리인지 모르겠다..엄마도 여지컷 지내면서 이번 처럼 장마가 길고 피해가 많은건 첨 보는것 같아..이번 비피해로 많은 사람들이 죽고 피해를 당하고 집까지 잠겨서 삶의 터전까지 잃었느니 상심이 큰사람들이 너무 많이 생긴것같다..이와중에 그나마 우리 가족들 모두 별피해 없이 지낸게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모르겠다..길가다가 차가 잠기고 빠져나오지 못하는 고통을 격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정말 무난하게 지낸다는게 너무 감사한 일이야..이모든게 나는 그래도 아빠가 열심히 일해 주셔서 우리가 이렇게 안전하게 지낼수 있는거라고 생각해..그래서 오늘은 아빠에게 더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모두들 강원도에 피해가 많다고 하니깐 엄마한테 안부 전화도 많이 하드라고..여긴 아파트라서 그래도 괜찮은것같아..옆에 얕으막한 언덕은 지금 보수중이야..나무를 다 빼고 시멘트 작업을 할건지 층을 내고 있고..올해는 에어컨 설치를 안하고 지내려고 했는데 장마중에 문을 못열어서 집이 점점 눅눅해 지는것 같아서 드디어 오늘 에어컨 설치를 했다.ㅎ 정훈이가 젤 좋아하는 에어컨..거기도 많이 덥니? 요즘 많이 눅눅하지? 빨래도 잘 마르지 않아서 건조기를 써야 할텐데..거긴 단체라서 건조기가 있다고 한것같긴하네..정말 세상 좋아졌지..편리해진게 너무 많긴한데 그래서 지구가 더 이상해진것도 같아..자연을 훼손하고 마구잡이로 개발해서 인간이 더 지구를 못살게 구니깐 말이야..그런데 면회는 언제나 되려나..계속 코로나는 심각해지고..우리 정훈이 얼굴은 보고싶고..벌써 한달째 못보네.지난번에 있던곳에서는 그나마 십분이라도 면회가 되어서 거의 한주에 한번은 본것같은데..이러다가 아들 얼굴보면 어색할것같으다..아직도 머리못 짤랐니? 왜케 이발을 안해주지? 대부분의 애들을 다~~안해주는거야? 너만 못하는거야? 선생님께 엄마가 물어볼까? 이편지도 며칠 있다가 받것네..엄마가 보낸 샴프랑은 오늘 받았을려나? 엄마가 보낸 덧신은 그게 맞는겨? 이름을 안 새겨서 괜찮나 모르것다..낯선 이곳에서도 그래도 시간은 잘 가니 다행이긴해..오늘은 원래 내일 서울친구들이 오기로 했는데 장마때문에 오는길이 어떨지 몰라서 담에 보기로하고 취소했어..참..이번주는 3일연속 쉬는 날이던데..그땐 너희도 3일 계속 쉬는건가? 그냥 티비보고..자유시간? 보내는겨? 그래도 할게 있는게 시간은 잘 갈텐데..학교 다니는 애들은 방학을 한것같든데..이번에는 방학도 짧을거구..정훈아 오늘도 잘 보내고 씩식하게 보내고..엄마도 힘내서 운동 열심히 하고 잘 보낼게..사랑해..잘지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