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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승완이에게 (D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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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잤니? 어제 오후부턴 날이 개이고 햇볕이 쨍쨍하다. 언제 또 비가 올지는 모르겠지만..
오늘 접견가시는 수사관님이 부럽구나.. 어떻게 부모도 못 만나고 있는데 참말로 상황이 아이러니하지? 어젠 락이랑 승수랑 통화한거야? 승수가 전화왔더라 넘 오랜만에 너의 목소리를 듣고 반가웠는지 좀 울먹이더라고.. 강한 놈이라 생각했는데 이런 감성도 있네~ 전화 하는 날만 넌 기다려지겠네 글고 그 시간이 터무니없이 짧을테고.. 민하형이 어제 조시현이랑 통화한 걸 녹음해서 보내줬어. 조시현은 너 관련된 사기랑은 전혀 상관 없다고 말하면서 노트북은 김동훈에게 받을 돈이 있는데 너도 구치소 가 버리고 돈 받을 데가 없었는데 네가 김동훈에게 갚을 돈이 있다고 하면서 그래서 자기가 팔았으니 정당하다고 그리 얘기하는데 이게 어찌 정당한건지? 김동훈한테 갚을 돈이란 게 얼마야? 조시현은 25만원에 팔았으니 그 돈 돌려주면 된다는데 내가 중고값 받으려고 이러는 거가? 오늘 조시현이 엄마한테 직접 전화한다고 하니까 뭔 말을 하는지 들어봐야지. 윤병휘는 편의점에서 잡혔단다. 내는 또 자수했는줄 알았는데.. 감형 받기 위해서 영도애들은 다 그런다고 하드만..
어제는 동진모터스에 갔는데 배달하는 애들이 너무 많이 앉아 있어서 그냥 왔다. 근데 기록이 남아 있을까도 싶고 기억이라도 하면 다행이겠지만.. 넌 편지에다 사건 관련된 거 쓰지 말라고 하는데 전화통화가 쉬운 것도 아니고 담당샘한테 연락해서 부탁드리는 것도 죄송하고 그래서 엄마가 편지에다 쓸 수 밖에 없어. 엄마도 모든 게 다 끝나서 널 그리워하는 마음만을 담아 편지 쓰고 싶구나. 근데 엄마가 널 도울 일은 하나라도 더 밝혀내서 억울한 거 덜어내고 싶다는거지.. 오늘 가시는 수사관님이랑도 통화하면서 그랬다. 승완이 내자식이 사기를 하나를 치든 백개를 치든 잘못한 건 맞다고 그래서 거기에 처분받아서 승완이도 저리 가 있는거고 승완이랑 떨어져 있는 우리 가족도 힘들어하는데 같이 사기쳤던 애들은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는 게 억울 하다고.. 수사관도 정황은 있지만 정확한 증거가 없으니 조사가 어렵다고 수사관들도 억울하지 않게 해 주고 싶은데 각자의 진술을 토대로 하는데 서로 말은 안 맞으니 그래서 너한테 다시 접견가서 조사하는 거라고.. 엄마는 이것에 대해 확신하는데 이러한 상황이 답답해서 좀 울먹거렸다. 엄마 마음이 전해졌는지 모르겠지만 오늘 사이버팀 조사에 솔직하게 말해서 빨리 송치시켜 줬음 좋겠다. 너도 알다시피 6호처분으로 끝내야 된다. 이미 종결된 거라지만 아무도 모르는 일이라는 거 알지? 승완아!! 그래도 잘 견뎌내고 힘내자!! 어젠 문득 수사관님이랑 통화하면서 이놈이 얼마나 힘들고 지쳐 있을지 상상을 해 봤다. 그래서 수사관님한테도 승완이가 많이 지쳐있을거라고.. 수많은 접견으로 머릿속도 복잡할테고 많이 지쳐 있을거라 잘 부탁드린다고 했다.
지난 2월부터 참으로 바삐 지나온 것 같다. 가출기간동안 참으로 넌 많은 것들을 했을거야. 후회할짓도 아님 원없이 놀아보고 여행도 다녀보고 이런 것들이 추억으로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그냥 모든 걸 떠나서 지난 2월부터 참으로 네가 많은 걸 경험하고 지쳐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독여 주고 싶은 마음도 생기고 꼭 안아주고 싶은 마음도 간절하다. 왜 어미가 널 이렇게까지 되도록 냅뒀는지.. 승완아 오늘 조사 잘 받고 으샤 으샤 하자!! 화이팅 하고 오늘 하루도 잘 보내렴.. 널 사랑하는 엄마가 (20. 08.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