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김도환에게

도환아 영인쌤이다. 학교에서 잠깐 본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시간이 많이 지났네 거기 생활은 좀 어떠냐? 예전에 지내던 곳보다는 조금 더 나을 수도 있겠다. 물론 기간이 길어서 답답하고 나가고 싶겠지만 인간은 원래 적응하면서 성장하는 동물이니까 너무 반감 갖지 말고 적응하려고 애쓰면서 지내봐라. 사실 너가 저번에(5월쯤) 썼던 편지는 학교에서 전달이 잘 안 돼서 7월 중순에 받았다. 그 때 바로 답장 못해줘서 미안하다.  뭐 이런 얘기 전달해봐야 별로 관심 없을테니 학교 이야기 해주자면 8월 19일에 개학하고 나서 8월 22일에 졸업앨범 촬영할 예정이다. 너가 없으니 아쉬운 마음이다만 어쩔 수 없지 너 나오면 쌤이랑 같이 하나 찍자. 쌤이 알기로 너가 12월 말까지 그 곳에 있을 예정인데 시기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다녀오면 기말고사 끝나있을거고 축제 준비다 졸업 준비다 뭐다 해서 널널할테니 와서 애들이랑 중학교 마지막 추억 만들면서 잘 지내면 될거다. 그러고 나서 해 바뀌면 이제 나이도 17살 이니까 너 하고 싶은 알바도 하고 여기 저기 다니면서 지금까지보다 훨씬 더 재밌게 살 수 있을거야. 쌤이 저번에 말했던 것 처럼 쌤도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못해서 안달이 났었고 악착같이 살아내니까 대학교 생활은 더 재밌더라 졸업하고 일을 하고 있는 지금은 훨~~~씬 더 자유로우니 나름대로 재미가 더 있고. 도환아 쌤이 생각할 때 너의 지금 모습은 나중에 변할 너의 모습을 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요즘 시대에 뭐 100 살까지 살 수 있다던데 이제 겨우 16년 17년 살았으니까 앞으로 살아갈 날이 너무 많잖아? 아주 징그럽게 많지. 나오면 쌤이 이야기 했던 것 처럼 학교는 너가 다니고 싶다면 다니고 맞지 않다면 '확실한 계획'을 세워서 너 인생을 살아가면 된다. 알바를 하던 기술을 배우던 사회 경험을 쌓던 해서 앞으로 떳떳하게, 당당하게 살아가면 되는거야.  쌤이랑 같이 운동했던 친구들 중에 일부는 자기 앞가림 하면서 살아가는 친구도 있고, 안타깝게 먼저 떠난 친구들도 있고, 안 좋은 길로 빠져서 어디서 뭐 하고 사는지도 모르는 친구들도 있다. 근데 출발점은 다들 비슷하거든? 가장 중요한건 미래에 대한 계획이 아닌가 싶다. 공부 잘하고, 착해야 세상을 잘 사는 게 아니고! 남한테 최대한 피해 주지 않으려 노력하고 자기 앞가림에 대한 판단을 할 때 '이 것이 미래에 나를 도울 수 있을 만한 그런 일인가'를 항상 생각하면서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자기 인생을 잘 살더라. 그리고  또 해주고 싶은 말은 거기 안에 들어가서 생활하는 시간을 '멈춰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하지 말아라. 밖에 있는 친구들은 이 녀석들 나름대로의 인생을 살고, 경험을 쌓고, 실패도 맛보고 있지. 도환이 너도 마찬가지다. 똑같은 시간을 살고 있고 경험을 쌓고, 실패와 성공을 맛보고 있는거야.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지금의 모습은 아무것도 아니다.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사회에 나왔을 때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가가 가장 중요한거야. 아무쪼록 지금 너의 시간이 도환이 너 인생에 있어서 아주 유익하고 행복한 시간이기를 바란다. 하고 싶은 말은 너무 많고 이런 딱딱한 텍스트로 다 전달하기는 어렵지만 나중에 가능하다면 면회도 가고 편지도 계속 쓰고 할게.


그리고 도환이를 담당해주시는 선생님들께도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염치없지만 우리 도환이 잘 부탁드린다는 말씀 드리겠습니다. 더운 날씨에 항상 건강에 유의하시고 사회에서 못 다준 애정어린 관심 많이 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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