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준에게(담임:김종우선생님)

호준아 잘지내고 있니?

편지엔 그곳에서 적응도 잘하며 잘 지내고 있다고 하지만...걱정되는거 매한가지네.

여기의 아빠랑 엄마랑 서하는 아옹다옹하며 그냥저냥 잘 지낸다 하지만, 우리호준인 그곳에서 규칙 잘 지키며 교우들과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으련지...마음속으론 항상 걱정하고 응원하고 있단다.

요즘 엄마는 회사일로 많이 바빠. 연말이 다가오니 결산도 해야하고 결산에 맞게 마무리해야 하는 서류도 많고 내년 예산안도 짜야하고~ 아빠도 10월에 출장가시고는 계속 집에 못오고 계셔. 한 다음주쯤에나 오시려나.

서하는 잠만 많이 늘어서 엄마처럼 잠을 많이 자고 있어. 그러면서 이게 다 엄마 닮아서 그렇다고 남핑계 대는건 여전하구 말야. 뚱이는 여전히 낯선 발자국소리에도 헐레벌떡 뛰어나가 마구마구 짖어대는 바람에 여간 스트레스가 아냐. 한번은 밖에서 어떤 아저씨가 짖지말라고 소리도 친적 있단다. 멍뚱이라 똑똑한 면이 없는게 아쉽당. 어제 보낸 택배가 오늘 도착했다고 톡이 오더라. 잘 맞춰 보낸건지...일일히 바느질로 이름 새기는게 힘들어서 볼펜으로 할수 있는건 해봤는데 통과되련지 모르겠네. 다행히 토욜에 면회가 되더라. 아빠랑 상의해서 따로 가든 엄마만 가든 곧 면회갈께. 우리호준이 그곳에서 나올땐 어른이 되어 나오겠네..고3 19살이면 성인이니 말야. 부디 생각도 행동도 어른스러워 지길...누구는 일찍 철들지 말라지만 우리호준인 방황의 길이 길었으니...이제 철들때가 왔다 생각해. 더이상 방황할 나이가 지나고 있으니말야. 성인이 되서 같은 실수 잘못을 했다가는 정말 우리 호준이 인생에 커다란 낙오점이 될꺼야. 명심하고. 내인생은 오로지 나만이 지켜줄수 있고 바꿀수도 있는거란다. 오로지 선택에 대한 행동은 호준이 머리와 몸에서 이루어지는거잖아. 타인으로 인해 우리 호준이 인생이 삐뚤어 지지 않게 단디 생각 잘하고 행동하고...알았지? 그곳에서 밥도 잘먹고 운동도 꾸준히 하며 건강도 잘 지키고 있어. 항상 보고싶어하는거 알지? 세상에 친구도 좋지만 가족이란 울타리안이 얼마나 포근하고 아늑한지 그에 맞게 풍부하지는 않지만...사랑하는 가족이 곁에서 숨쉬고 살아주는 것이 얼마나 살아갈 힘을 주는건지 우리 호준이가 알 나이가 됬으리라 봐. 점점 늙어가고 쇠약해지는 아버지와 어머니를 보며 철들어가는 자식이 되어주렴. 하나밖에 없는 서하 위해서도 든든하고 의젓한 오빠가 되어주려 노력해주렴. 인생 함 멋지게 성실하게 살아봐야하지 않겠어?

사회에 나와 우리호준이 직장생활 하다보면 더 빨리 깨닫게 될꺼야. 내가 무엇을 하지 말아야 내 인생에 오점과 마이너스가 되지 않게 되련지...무엇을 해나가야 내 삶이 조금씩 풍족해지고 뿌듯해질지...아직 우리 호준이가 그길을 걸어보지 못하고 그런 기분을 경험해보지 못해 이리도 방황의 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것인지...

이호준...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넹...감기조심하고 담에 또 편지쓸께...그날까지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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