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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한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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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다 잘 있나? 연말에 전라남도 무안에서 비행기 사고로 사람이 많이 죽어서 지금 나라 분위기가 안 좋다. 비행기 착륙할 때 바퀴가 나와야 하는데 안 나와서 큰 사고로 이어졌다. 꼬리 부분에 탄 승무원 2명 빼고 거의 다 죽었다고 하는 구나. 선한이는 중학교 가서 맨날 집에 늦게 들어오고 떨어져 있어 커가는 것도 잘 못 보는 구나. 1학년 때는 자전거 타러 간다고 집에 없지. 2, 3학년은 사고 쳐서 대산학교, 효광원가 있지. 고등학교 때는 집에서 다닐 수 있는 학교에 가서 편하게 좀 다녔으면 좋겠는데 성적이 안되어서 걱정 이구나. 눈치 작전이라도 잘 써서 청주 관내 학교에 가도록 해보자. 아빠는 연말에는 좀 편하게 지내야 하는데 회사에서 조직도 변경되고 신규 FAB Setup하는 곳도 맡아서 벌써 부터 바쁘네. 계속 하던 일이 아니고 새롭게 하는 일이라서 배우면서 하려고 하니 하루가 정말 정신이 없다. 나이가 들면 회사에서 편하게 지내나 싶었는데 쉽지 않네. 너도 거기에서 재미난 일에 취미를 붙이고 해야 시간이 빨리 가는데 본반으로 가면 어떤 것이든 열심히 배웠으면 좋겠다. 효광원 도망 쳤을 때 걱정 많이 했는데 그래도 나쁜 곳으로 가지 않고 집으로 와서 얼마나 안심했는지 모른다. 스스로 돌아가서 잘 처리되었다고 하니 다행이다. 다음에는 절대 그러면 안 된다. 추운데 밖에서 자다 가는 의식 잃고 죽는 거는 한순간이다. 엄마는 요즘 "오징어 게임2" 보고 있고, 동한이는 집에 오면 게임 하느라 바쁘고, 정한이는 한글 배워서 글씨만 보면 말하고 다닌다. 너도 힘든 시간이지만 잘 지내고 25년도에는 착한 일 많이 하고 새해 복 많이 받기를 바란다. 편지 쓸 때 줄바꿈은 하지 말라고 되어 있어서 연결해서 쓴다. 혹시나 엄마, 아빠가 둘 다 전화 못 받을 수도 있으니 동한이 번호 남겨 놓을께. 외워 둬라. 010-9211-8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