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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전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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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어제 오랜만에 얼굴 보니 정말 반가웠어. 엄마가 그 날 얘기한 것처럼, 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현명하게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차분하게 잘 고민했으면 좋겠어. 극단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시간을 두고 생각해 봐.
엄마는 네가 앞으로 지금과 같은 일을 되풀이하지 않기를 바란단다. 가장 중요한 건 네가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겠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는 거야. 그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항상 기억했으면 좋겠어.
오늘 외할아버지와 함께 외래 진료 다녀왔어. 병원에 다녀오면 연락 달라고 해서 걱정할까봐 이렇게 편지 써. 의사 선생님께서 검사 결과는 정확히 방광암 1기였고, 5년 이내에 재발할 확률이 높다고 하더라고. 그래서 재발율을 줄이기 위해서는 2월부터 주기적으로 몇 회 주사를 맞으셔야 하고, 그 이후에는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계속해야 한다고 하셨어. 엄마는 할아버지가 수술이 잘 끝났고, 초기에 발견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재발이 잦다고 하니 걱정이 돼. 할아버지가 연세가 많으시니까 더 걱정이 되기도 하고. 무엇보다 스트레스 받지 않으시고, 영양 섭취도 잘 하셔야 건강에 도움이 될 거라 믿어. 그래서 더 신경 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살면서 중요한 게 정말 많지만, 가장 중요한 건 건강이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돼. 아들, 너도 거기서 밥 잘 챙겨 먹고, 건강에 신경 쓰며 지내길 바란다. 엄마도 건강 잘 챙기고 있을게. 2월에 면회 갈 때 또 얼굴 보자. 근데 아들의 멋진 글씨가 담긴 편지도 받고 싶다.ㅋㅋ
다음에 또 편지 쓸게. 좋은 밤 되길 바라. 사랑한다, 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