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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에게(전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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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12월에 네가 어떤 아이에게 문자를 받았었다고 얘기한 적 있지? 네가 그 아이에게 돈을 빌려줬었는데, 그걸 대신 갚아달라고 했던 일이야. 입출금 내역서를 보내줬는데, 이름이 성우혁이더라.
그때 15만 원이라고 하면서 급하다고 했던 것 같은데 맞니? 그런데 내가 그때는 갚아줄 수 없다고 했었거든. 그런데 오늘 그 아이가 다시 급하다고 하면서 대신 갚아달라는 문자를 보냈어. 한선이가 내 연락처를 알려줬다고 하더라. 여기저기 내 연락처를 알려주니, 마치 내가 빚쟁이가 된 기분이구나. 정말 속상하다.
아들,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 건 네가 그동안 해왔던 방법들이 잘못되어왔다는 신호가 아닐까 싶다. 도움을 준 사람뿐만 아니라 네 자신, 그리고 주변 사람들까지도 고통을 받게 되는 거야. 이건 앞으로 네가 살아가는 데 정말 중요한 교훈이 되었으면 좋겠다. 당장의 상황을 무마하려고 더 큰 일을 벌이지 않았으면 좋겠어. 결국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서 많은 사람들에게 더 큰 고통을 줄 수 있으니까.
아무튼, 엄마는 그 아이에게 이야기했어. 엄마가 대신 갚아줄 수는 없지만, 네가 갚을 수 있도록 얘기해두겠으니 기다려달라고 말이야. 그런데 마음이 참 씁쓸하다. 네 상황도, 그리고 네 주변의 상황도.
이 글을 읽으면 전화 가능할 때 연락 좀 줘. 엄마가 너랑 이 얘기를 직접 나누고 싶다.
사랑한다, 아들아.